[Book] 졸 업 (卒業 雪月花殺人ゲ-ム)
가가형사 시리즈-01
졸업 : 설월화雪月花 살인 게임양장
히가시노 게이고 저/양윤옥 역 | 현대문학 | 원서 : 卒業 雪月花殺人ゲ-ム
정가 12,000원
판매가 10,800원(10% 할인)
Tinno's 評
- 히가시노 게이고의 또 다른 서적을 구입했다. 국내에는 09년 6월에 발간된 신간인셈이지만, 히가시노 게이고의 2번째 작품이다. 즉 요즘 서점가의 분위기는 해외 작가들의 수상작들을 우선 출간하고, 그게 인기가 있어서 작가의 인지도가 높아지면, 과거의 작품들 계속해서 내놓는 터라..마치 이 작가는 미친듯이 소설만 쓰는건가 그렇게 생각할수도 있다.
어쨌거나 애독자의 입장에서는 좋아하는 작가의 책이 많이 나오는 것은 좋은 일이다. 더군다나 이 작품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팬이라면 한번쯤은 이름을 들어 봤을 '가가 교이치로'라는 형사의 시리즈의 첫번째 작품이다. '가가 교이치로'라는 캐릭터는 소위 말하면 코난도일 작가의 '셜록홈즈'와 같은 캐릭터처럼 저자가 만들어낸 '형사' 캐릭터이다.
그런데 이 작품에는 '첫편'이니 만큼 형사로 등장하기 보다는 '대학생'으로 등장한다. 그래서 자신의 동기들과 어떤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데, 그곳에서 번뜩이는 추리력을 발휘하면서, 결국은 형사의 길을 걷게 되는 기점이 된 작품이다.
앞서도 말했듯이 이 작품의 촛점은 대학생 친구들 중에 한명이 '자살'을 한다. 그런데 그 자살이 타살일지도 모른다는 설이 돌면서, 친구들끼리 좀 더 자세한 정황들을 알아보며 추리를 하기 시작한다. 이 때까지만 해도 전혀 '가가 교이치로'는 크게 접근하지 않았다. 그런데 문제는 그 추리를 하기 시작하는 중심에는 자신의 첫사랑인 '사토코'가 있었고, 나중에는 그녀가 궁지에 몰리게 되자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사건에 발을 담군다.
가가 교이치로는 이 작품에서부터 전체적인 성격이나 스타일이 만들어지기 시작하는데, 우선 유망한 검도 히어로라는 점이 있다. 대학교 동아리 내에서도 '검도선수'로 활동하면서 대회에서 수상을 할 만큼 뛰어난 실력을 갖추고 있고, 더불어서 형사인 아버지와 집을 나간 어머니 사이에서 자라면서 아버지가 '형사'이기 때문에 가정을 지키지 못했다. 그러므로 '형사'는 되지 않겠다. 라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냉철한 판단력과 사건을 뒤집어보는 시야는 유전인지는 몰라도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마저 놀라고 만다.
이 작품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다른 작품들과는 다르게 범인이 그렇게 쉽게 밝혀지지는 않는다. 그 때문에 끝까지 흥미진진하게 범인이 누구지? 찾아가는 과정도 괜찮고, 왜 그가 범인어야 하는가 하는 명분과 이유를 설명하는 부분도 흥미롭다.
무엇보다 친구들 사이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이라는 점. 그리고 정작 친구이면서도 서로가 서로에 대해서 너무 잘 모르고, 무관심한 건 아닌가 하는 일본 사회의 현상까지도 꼬집는 듯한 추리소설이다. 더불어서 소재로 쓰인 '검도' 라던지 다도' 부분도 대충 다루지 않고, 전문서적을 읽는듯할 정도로 디테일하게 다룬 점과 대학생들의 '사랑'과 '우정' 그리고 '학업'과 '취직'이라는 일반적인 부분까지도 적절하게 믹스하면서 다방면으로 재미를 느낄수가 있는데, 오히려 단점을 꼽자면, 바로 그런 점 때문에 작품 자체의 몰입도를 해칠 수도 있다는 점은 좀 우려가 되는 점이다.
명대사
(가가 교이치로의 마지막 클라이막스 독백부분)
추리에는 잘못이 없다.
몇 번이나 시행착오를 거듭하고, 다 완성된 추리의 점검도 꼼꼼하게 했다.
그 결과, 어떻게도 부정할 수 없는 스토리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은 가가 스스로도 정말 믿고 싶지 않은 내용이었지만 이제는 믿지 않을 도리가 없는 상황에 이르고 말았다.
진실을 추구하는 것에 얼마나 큰 의미가 있는가?. 그것은 가가로서도 알 수 없는 일이었다.
미나미사와 마사코 선생님의 말씀대로 진실이란 볼품없는 것이고 그리 큰 가치가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게다가 가치 있는 거짓말이라는 것도 이 세상에는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가가는 이대로 넘어갈 수는 없었다.
친구의 원한을 풀자는 게 아니었다. 아무 이론 없이, 오로지 진실을 알고 싶다는 것과도 달랐다.
더구나 정의감 같은 건 가장 적합하지 않은 말이었다.
굳이 말하자면, 이것이 우리의 졸업 의식이라고 가가는 생각했다.
긴 시간을 들여 언젠가는 무너져버릴 나무토막을 쌓아온 것이라면
그것을 무너뜨렸을 때 비로소 우리가 건너온 한 시대를 완성시킬 수 있으리라. --- pp.338~339
문장력 ★★★★☆
디자인 ★★★★
경제성 ★★★
연출력 ★★★☆
소장가치 ★★★★☆ (가가 교이치로의 시리즈 첫편이라는 점에서 추가별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