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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All or Nuthin' 5년 만에 새 앨범 으로 돌아 온 '주석(JOOSUC)' 인터뷰


힙플(이하 힙): 마스터 플랜(Master Plan, 이하:MP)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죠. 시작을 함께 한 레이블인데요. 주석씨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주석(JOOSUC, 이하: J) : 처음 회사를 설립하면서부터 같이 시작을 했던 동반자 느낌으로 했던 회사였기 때문에 저의 인생에 있어 큰 영향을 준 중요한 의미가 있는 레이블이죠. 고무적인 면은 뭐였냐면 기존 가요 기획사가 아니어서 그들과는 다른 모토를 갖고 있었죠. ‘좋아서 하는 음악을 프로페셔널 하게 해보자’ 라는 취지로 시작을 했기 때문에, 음악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매우 자유로 왔고, 예전만해도 방송위주의 시스템밖에 없었던 데다가 록(rock)밴드나 되어야 공연 하고 그랬는데 힙합이라는 장르에 공연 문화를 만든 게 MP였잖아요. 아마추어들도 있었지만, 공연을 기획해서 만드는 것도 모자라서 그 당시 해외, 일본이나 대만, 홍콩 등 아무도 관심 가지지 않았던 곳에 먼저 손을 뻗어서 작게라도 기획 공연을 하기도 했었던 파이오니아(pioneer)라고 부를 수 있는 레이블이었기 때문에 아마 MP가 없었으면, 우리나라에 힙합이 이렇게 빨리 작게나마 자리 잡을 수 없었다고 생각해요. 물론 그 후속으로 나왔던 여러 모임들, 뮤지션들, 레이블이 있겠지만, MP가 있었기에 이 만큼 더 앞 당겨서 이렇게 빠른 시기에 자리 잡았다고 단언할 수 있어요. 다만 아쉬웠던 부분은 뭐냐면, -제가 활동 할 당시에- 방송 시스템이라는 게 현재도 그렇지만, 그때도 이 시스템이 자리 잡혀있었기 때문에 프로모션을 위해서는 그 시스템을 이용을 해야 되잖아요. 인디 레이블의 한계이겠지만, 그 방송 프로모션이 안 되었다는 것이 좀 아쉽죠. CB MASS 라든가, Epik High 같은 친구들은 홍대에서 같이 공연도 하고 그랬지만, 계약은 메이저 기획사에서 했기 때문에 저랑은 어떤 그 출발이 달랐던 거죠. 문화 선진국 같은 경우는 그런 주류가 아닌 비주류 뮤지션들이 활동 할 수 있는 영역들이 따로 있어 서 굳이 메이저 방송국 하고 기획사 쪽에 안 뛰어 들어도 음악 활동을 할 수가 있잖아요. 일본만 봐도, 아이돌 그룹은 그들대로 방송을 하고 힙합이나, 밴드들은 공연 위주로 투어를 하고 음반을 발표하고 하면서 차트에서도 1위도 하고 그런 시스템이 되는데, 우리나라는 너무 좁아서 인지 방송을 통하지 않으면, 힘들죠. 당시 힙합 씬에서 인기를 얻을 만큼 얻었다고 생각 하는데, 그 이상은 못 올라가는 거죠. 수용범위가 정해져 있다 보니깐. 지금도 비슷한 것 같고요. 그 프로모션에 있어서는 지금도 아쉬움이 있어요.



힙플: 프로모션과 연관 지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얼마 전에 트위터를 통해서 힙합 아티스트의 예능 출연으로 인해 힙합의 멋이 바래지고 있다는 언급을 하셨는데요.’ 이 부분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J: 어떤 시상식을 우연히 보면서 느낀 점이에요. 어떤 친구들(뮤지션들)은 그런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이전의 앨범들은 잘 안됐는데, 예능 나가서 잘되고 하니깐 사람들이 좋아해 준다면서 그런 게 좀 별로일 수도 있지만, 이런 식으로 해서 음악은 하고 싶은 음악 할 거라고. 근데 제 생각에도 이제는 그게 맞는 것 같아요. 전 예전에 그게 싫었어요. 더군다나 분위기도 예전에는 예능이나 이런 방송에 출연하는 아티스트들이 지금 같이 친근한 느낌이 아니라 약간 배신자로 치부되는 느낌도 많아서 전 더 하지 못한 케이스죠. 좀 아이러니 한 게 제가 젊었을 때 이런 분위기였으면, 저도 빨리 마음을 열수 있었는데 제가 한 창 활동 할 때는 완전히 있을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에 그 길을 택할 수 없었죠. 그러다 보니깐 결국은 처음에는 욕을 하더라도 나중에 대중한테 인기를 많이 얻고 시간이 지나면 결국에는 그것이 힘이 되기 때문에 조금씩 자기가 하고 싶은 음악하면서 결국에는 욕하는 사람은 없어지고 팬만 생기니깐 그게 나은 길 같아요.



힙플: 그럼 예능이나, 드라마 같은 음악 프로 이외의 방송출연을 염두를 두고 계신 거네요.

J: 네, 저도 생각을 하고 있는데, 저도 이미지라는게 있잖아요. 제 생각에 뮤지션 주석은 진지한 느낌이 있고, 약간 멋을 더 부리는 느낌이 있는 것 같아요. 또 그런 종류의 음악을 좋아하다 보니까요. 그 이미지를 생각하면, 뭐 예능이나 드라마가 저랑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어서 고민 중이에요. 일단은 어울리고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힙플: 그럼 주석씨가 생각하시는 힙합의 멋은 어떤 건가요.

J: 저는 연예인이나 그런 거에 관심이 전혀 없어서 텔레비전도 안 봤어요. 고등학교 때도 연예인 이름 다섯 명 말하라고 하면 하지 못 할 정도였거든요. 뭐, NBA 선수들만 외우고 다녔죠.(웃음) 음악을 거의 처음 들을 당시에 투팍(2PAC)이나 비기(Notorious B.I.G) 등의 이런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듣고 랩이라는 게 멋있구나 했었어요. 왜냐면 그 당시 가요에서는 약간 멜로디 위주였고 가벼운 느낌이 많이 났거든요. 가사도 99% 사랑이야기고. 근데 미국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접하다 보니까, 욕도 하고, 소재도 다양하고, 사랑이야기를 해도 쫌 직설적으로 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도 많이 하고 그런게 재미있게 다가왔고, 솔직히 간지가 났었으니까요. 원래 흑인들 성향 자체가 예전에 억압도 많이 받고 그랬기 때문에 쫌 유치한 면이 있는 것 같아요. 자기 자랑을 하고 싶은 성향이랄까. 멋을 부리고 자기를 과시하면서 마초적인 느낌이 있죠. 근데 그 유치할 수도 있는 그게 저는 멋있는 것 같아요. 우리나라는 사실 겸손을 미덕으로 생각하는 나라이기 때문에 없었고, 정서 상 맞지 않죠. 자기자랑하면 재수 없어하지, 그걸 보고 멋있어 하지는 않잖아요? 근데 저는 그게 멋있는 거예요. 감추지 않고, 멋있는 사람들은 멋있다고 자랑하는게. 진짜 약간 호박씨 까는 느낌이라든지 그런 걸 굉장히 싫어하거든요. 가식적이고 앞으로는 웃고 뒤에서는 뭐라고 하는 거. 근데 흑인들은 할 이야기 다하고 방송에서도 할 이야기 다하니깐 그런 에티튜드(attitude)가 너무 와 닿아서 한국 연예인들한테는 볼 수 없는 그런 부분에 너무 꽂혀서 진짜 멋있는 음악이자 그게 힙합의 멋이라고 생각해요.



힙플: 그럼 이어서 힙합에서는 흔한 클럽 튠 일수도 있으나 요즘 가요계에서 힙합은 사라져가고 모두가 발라드에 랩을 섞은 형태로만 연명해나가는 안타까운 모습에 과감히 던진 카드입니다. 라는 발언에 대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J: 일단 가요계에서 힙합/랩으로 대중을 타겟으로 나올 때 대부분 스타일이 발라드 힙합 혹은 댄스 힙합인 것 같아요. 이 둘 중에 하나인데, 제가 보기에는 주로 발라드 힙합이 많았어요. 단순히 보컬이 있는게 나쁘다는 뜻이 아니라, ‘발라드’와 'R&B'는 다르다는 거예요. 대중들은 잘 모르겠지만, 분명히 이 두 가지는 느낌 자체가 다르거든요. 그러니까, 발라드는 흑인음악이 아닌 거죠. 멜로디 위주로 기승전결이 확실히 잡혀있는 음악이 발라드고, R&B는 리듬 위주에 그루브가 있는 확실한 흑인 음악이잖아요.그래서 전 R&B로 나오는 거는 좋다고 생각해요. 근데 우리나라 사람한테 맞추려다보니까, 상대적으로 속된 말로 뽕끼 좔좔 흐르는(웃음), 표현이 좀 웃기지만, 발라드 힙합으로 나오는 것 같아요. 그런 곡들은 대 부분 그게 래퍼의 곡인지, 피처링 한 보컬의 곡인지 알 수 없을 만큼 랩은 사실 있으나 없으나 한 곡이거든요. 저는 그게 너무 싫었어요. 발라드가 싫다고 하기 보다는 발라드 가수가 그 노래를 부르면 되는데 왜 힙합가수가 그렇게 해야 되는 건지 모르겠다는 거죠. 그걸 가지고 힙합이라고 나오면, 어린 친구들은 그걸 듣고 힙합 이라고 생각하고 힙합 좋아 한다고 생각하게 되니까 정말... 힙합이 그 느낌이 아니잖아요. 리듬에서 나오는 그루브 함을 즐겨야 힙합을, 흑인음악을 좋아하게 되는 건데, 그게 안타까워요. 생각하기에 따라서 성공이 우선이니깐 그 공식 아닌 공식을 따라가는 뮤지션들이 있는데, 지금의 제 생각은 차라리 드라마든 예능이던 다른 방식으로 성공을 하고, 음악은 제대로 힙합 하는게 나을 것 같아요.



힙플: 원오원(101 Entertainment) 소속이 되셨는데, 마스터 플랜과 계약이 끝나고 러브콜이 많으셨잖아요. 소속사로 선택하시게 된 이유는.

J: 솔직히 많았던 건 모르겠고요.(웃음) 뭐 힙합이 그 당시 계속 유행하고 있었고 그 중에 사실 다 기획사가 있는데, 저만 인디 레이블임과 동시에 저와 계약하면 저는 신인 뮤지션이 아니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많았거든요. 그래서 관심을 받았던 것 같은데, 원오원을 선택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일단 제가 인디 레이블이었던 MP만 겪어봤기 때문에 일반 기획사에 대해서 100% 몰랐었죠. 그래서 했던 걱정이 회사를 잘 못 들어가게 되면, 이미지상의 문제로 앨범이 안 나온다거나, 사기를 당한 다든 가의 여러 가지 걱정이 있었죠. 근데 지금 회사(원오원)의 사장님과는 '정상을 향한 독주 Pt.2'를 할 때 안면을 튼 상태였고, 현도(D.O)형도 이 사장님과 친분이 있어서 자연스럽게 계약을 하게 된 거죠. 아무래도 제가 알고 있는 사람하고 알고 있으면 뭔가 더 믿음이 있을 수 있고, 이야기를 해봤는데 말도 잘 통해서 계약을 하게 된 거에요.



힙플: 실제로는 4~5년 전에 계약을 하셨는데 앨범은 상당히 늦어지셨어요.

J: 계약을 한 시점이 군 복무가 막바지에 이르던 시기라서 제대 하면서 바로 앨범을 내려고 했는데, 저도 저에 대해서 확실하게 무언가가 있었던 상태가 아니었고, 사장님께서도 제 의견을 많이 반영해 주시되 ‘힙합’이란 장르에 대해서는 경험이 없으시다 보니까 결론을 못 내리시더라고요. 제 의견과 사장님을 비롯한 회사 내부 분들과의 의견 조율이 상당히 힘들었어요. 회사와 뮤지션 간의 의견 조율이라기보다는 ‘주석’이라는 뮤지션에 대한 답이 쉽게 내려지지 않았던 거죠. 그런 와중에 제가 옵션으로 데리고 들어간(웃음) 마이티 마우스(Mighty Mouth)의 제작이 먼저 진행 되는 바람에...(웃음) 마이티 마우스가 잘 된 게 저한테는 또 다른 고민을 안겨주게 된 거죠. ‘마이티 마우스가 저렇게 해서 잘 됐는데, 나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 될까’하는. 그렇잖아요.. 저도 저렇게 나오면 아닌 것 같고, 그냥 뭐랄까, ‘힙합’하면 떠오르는 그런 색깔로 나오기에는 내부의 반대도 좀 있었고.(웃음) 제가 만일에 제 맘대로 했다가 안 되면 제가 책임을 져야 되는 미묘한 그런 게 있었죠. 이런 시간들을 보내는 와중에는 정말 유행이 너무 많이 바뀌었죠. 일렉트로닉, 하우스부터 시작해서요.. 그러다 보니 음악 색깔도 어떻게 잡아야 될지 점점 더 어려워진 거죠. 이런 조율을 해가는 과정이 생각보다 너무 길었어요.



힙플: 이런 긴 시간의 조율 끝에 실제 발매가 다가왔을 때는 부담감은 없으셨나요?

J: 부담감은 전부터 엄청 많았는데, 발매 할 때쯤은 다 포기를 해서.(웃음) 왜냐면 너무 오래 됐잖아요. 너무 쉬었던 만큼 팬들의 피드백이 느린 것도 알고, 그에 대한 반응들도 좋은 반응, 나쁜 반응 다 보면 주로 힙합 팬들은 거의 다 안 좋은 반응인데요. 그건 이미 계산을 했기 때문에 크게 신경 안 쓰고 있어요. 그리고 제가 한창 일할 대, 초등학생이었던 친구들이 고등학생이 되어서 음악을 듣고 있으니까요. 그건 어쩔 수 없는 것 같고요, 5집을 발매하면서 거의 신인의 마음을 갖게 됐거든요. 이 마음으로 앞으로 계속 음악을 하려고 해요.



힙플: 5집의 타이틀 All or Nuthin' 에는 어떤 뜻을 담으셨나요?

J: 뜻 그대로 모 아니면 도. 오랜만에 나와서 지금은 ‘모 아니면 도다.’ 라는 심정으로 타이틀로 걸었죠. 어느 정도 사람이 일을 계속하다 보면, 잊게 되는 부분도 많고 해서 다시 한 번 초심으로 돌아가서 해보자 하는 느낌.



힙플: 이번 앨범은 ‘잃어버린 시간들의 기록’의 의미를 담았다고 전해지는데요. 이런 콘셉트로 채워진 계기라면요?

J: 사실 뮤지션들이 다들 느끼실 텐데요, 작업하는 게 길어지다 보면 다 엎어버리고 새로 하고 싶게 되거든요. 왜냐면 방금 만든 게 예전에 만들어 놓은 것 보다 좋거든요.(웃음) 어쨌든. 그동안 작업을 했었는데 그걸 다 엎어 버리자니 제가 몇 년 동안 뭐했나 싶기도 하고, 예전에는 정말 1년에 한 번 앨범 내고 그랬지만, 요즘에는 싱글도 보편화 되어서 가장 최신의 제 모습은 조만간 최대한 빨리 보여주기로 마음을 먹고, 그 동안에 것들을 담게 된 거예요. 5년이라는 시간을 딱 없던 기간이라고 치고, 새로운 스타일로 나와 버리면 그 간극이 아무래도 심해지잖아요. 그걸 맞춰보려고,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작업한 거죠. 또, 4집하고 너무 동떨어진 5집이 되지 않는 그런 의미도 있고요.



힙플: 그래서 그런지 가장 최근의 주석씨의 음악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 같아요.

J: 이 부분은 조금 아쉽죠. 예를 들어 POP&DROP 이 가장 최신곡이긴 한데, 사실 그 곡에서는 대중들한테 어필하기 위해서 랩을 굉장히 쉽게 갔거든요. 그래서 저도 그렇고 듣는 분들도 아쉬움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앞서도 잠깐 말씀드렸지만, 싱글도 보편화 되어있고 하니까, 앞으로 하고 싶은 음악들을 차차 보여드릴 계획이에요. 그리고 지금 나와서 욕먹어도 다음에 좋은 것 가지고 나오면 또 욕이 없어지고 좋은 피드백들이 나오잖아요. 이런 부분도 알고 있기 때문에 어떤 일련의 반응들로 인해서 일희일비 하지 않을 생각이에요.



힙플: 전작들에 비해서 이번 앨범에는 러브 넘버들이 꽤 담겨 있더라고요.

J: 이 부분은 아무래도 조금 더 대중을 생각한 부분이 있죠. 특별히 그런 건 아니었는데 녹음을 하면서 이번에는 조금 더 대중적인 노래를 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긴 하더라고요. 그런 생각으로 만들다 보니깐 이 앨범에 수록 되어있는 노래들이 나왔고, 개인적으로도 노래들이 마음에 들어서 넣게 된 거죠. 사실 앨범에 안 들어간 노래도 많은데 그 노래 중에서 하드코어하고 그런 노래들은 일단은 다음으로 미뤄놓고, 이번에는 좀 더 대중들한테 어필 할 수 있는 느낌으로 채워 본거죠. 물론, 앞서 말씀드린 변형은 없고요.(웃음)



힙플: 주석이라는 아티스트를 대중들한테 각인시키는 과정이군요.

J: 그렇죠.


힙플: 앞으로도 대중성에 대한 부분은 어느 정도 고려를 하시겠네요.

J: 제가 제일 원하는 것은 어떤 방식으로든 잘 돼서 많이 여유가 생기면 진짜 하고 싶은 대로 음악을 하는 거예요. 대중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그런 게 제일 좋은 것 같아요. 대중성은 어느 정도 고려는 하겠지만, 음악에 대한 변형은 없을 거예요.



힙플: 이 ‘기록’이 담긴 앨범에, ‘배수의 진’이나 'Lastman Standing'을 기억하시는 분들께는 더욱 더 아쉬움이 있을 것 같은데요.

J: 저는 애초에 유행에 좀 민감한 편이고, 약간은 마이너 한 것들에 대해서 크게 관심을 가지고 그런 스타일이 아니에요. 애초에 시작할 때는 우리나라에서 힙합이 마이너 했기 때문에 그런 거지, 저는 원래 메인 스트림 성향이 더 강해요. 그러다 보니깐 미국의 흐름에 맞추려고 하는게 당연 한 것 같고요, 간혹 가다 그런 게 있어요. 클래식이라고 할 수 있는 그런 느낌들의 그런 시대에 음악들을 들으면 분명히 이게 힙합이었구나 하는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죠. 지금은 너무 팝/랩 화 된 경향이 있어서 그럴 때는 이런 느낌으로 된 곡을 만들어서 그런 프로젝트로 앨범이나 미니앨범이나 믹스테이프를 해 봐야겠다라는 생각도 들죠. 왜냐면, 그때 저는 그걸 좋아했으니까요. 말씀 드린 대로 프로젝트 형식, B-SIDE 형식으로 발표 할 생각은 이제 제 레귤러 앨범에서는 보여드리지 못 할 것 같습니다. 지금은 2010년이잖아요.(웃음)



힙플: ‘POP & DROP’에는 ‘Fatman Scoop’이 참여했는데요. 어떤 커넥션인가요?

J: 철저한 기획을 해서, 섭외 요청을 한 건 아니고요, 약간 인맥이 닿아서 이야기가 됐는데, 노래에 잘 어울리고, 이야기가 잘 돼서 하게 된 거예요. 뭐, 최근에 제일 핫 하고, 잘나가는 뮤지션이랑 했으면 더 좋았겠지만 그거는 돈도 많이 들고.(웃음)



힙플: 추신수 선수의 나래이션 참여에 대해서도 소개 부탁드릴게요.

J: 신수는 마이너리그 활동 할 때부터 지인을 통해서 알게 되었는데요. 그 친구가 과묵하고 좀 조용한 스타일이에요. 낯도 많이 가리고. 근데 한번 인연을 맺고 나니까, 연락을 자주 하지는 못해도 계속 연락을 하게 되는 사이가 되더라고요. 그렇게 연락하고 지내다가 메이저리그에서 성공을 해서 작년에 왔는데 그때 만났어요. 여담이지만, 그런 이야기도 했어요. 예전에 마이너리그에 있을 때에 한국에 왔을 때랑, 한 시즌 잘 돼서 왔을 때랑 완전히 대우가 다르다고.(웃음) 뭐 저도 잘 돼서도 형 찾아와 줘서 고맙다고.(웃음) 그런 이야기들 나누다가 형도 오래 쉬었는데 나오면 잘 되셔야 되는데, 제가 도와드릴게 있으면 도와드리겠다고. 근데 생각해보니까 할 게 없잖아요?(웃음) 한국에 계속 있었다면 뮤직비디오라도 나오라고 할 텐데.(웃음) 그 와중에 코멘트가 생각이 나서 녹음하게 된 거에요.



힙플: 주석씨나 가리온 등의 뮤지션들에게 붙여지는 수식어가 ‘1세대’에요. 이 단어가 주는 특별한 의미가 있을까요?

J: 글쎄요. 의미를 떠나서 그게 어떤 사실이니까요. 저는 어쨌든 우리나라에서 가요시장이 아니라, 힙합음악이라는 이름으로 시작을 했기 때문에 1세대라는 타이틀이 붙여진다고 생각돼요. 그 이상도 이하도 없는 것 같은데요.



힙플: ‘난 1세대니깐 특별히 이런 책임감이 있어야 돼.’ 이런 거는 아니시네요.

J: 음... 책임감이라면, 예전에 할 만큼 다 한 것 같아요. 어떤 이런 문화가 자리 잡히도록 노력을 많이 했다고 생각하거든요. 남들이 방송할 때 그 외에 것들이죠. 힙합의 문화들.. 아티스트 라인의 의류를 제작하는 것, 믹스테이프를 만든 것 등등 그런 재미있는 것들을 많이 했었고, 이제는 힙합 씬에 그래도 보편화 되가고 있는 것들이잖아요. 그런 의미로 저는 예전에 많이 노력했었다고 생각해요.



힙플: 가까이서 지켜보시지는 못했겠지만, 현재 힙합 씬의 분위기는 어떤 것 같으세요?

J: 직접 씬에서 뛰면서 경험해 본 것은 아니라서 구체적으로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은 예전에 제가 그리던 그림이 많이 그려졌어요. 레이블도 많이 생겼고, 크루도 많이 생겼고, 믹스테이프도 나름대로 잘 나오고 있고. 잘 돌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힙플: 콘서트나 이후 계획은 어떻게 잡고 계시는지.

J: 날짜가 잡힌 건 아니지만, 파티를 하려고 생각중이에요. 서울, 부산 등등. 그리고 어떤 방송이었나, 공연장에서 우연히 인디 씬에서 활동 중인 후배들을 보게 됐는데, 스윙스(Swings), 데드피(Dead'P) 이런 친구들이 와서 인사를 먼저 해주더라고요. 뭐 다른 분들은 멀뚱멀뚱 쳐다보고 있는데도.(웃음) 어쨌든 이런 친구들과도 인연을 만들어서 같이 일 하면, 재밌을 것 같아요.



힙플: 마지막으로 덧 붙일 말씀이 있다면.

J: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라는 말이 있잖아요. 정말 눈에 보이는 것 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이 많다라는 것을 항상 염두 하면서 살면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좀 더 큰 그림을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뷰 | 김대형 (HIPHOPPLAYA.COM)
사진촬영 | SIN (of DH 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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